MEMORIAL GARDEN at SEOUL NATIONAL UNIVERSITY of EDUCATION 
Client: Seoul National University of Education
Location: Seoul, Korea
Area: 1,724㎡ (Approx. 520PY)
Design: Hyunmin Kim@giD&partners+SeungHong Ahn
Construction: (주)승일토건+(주)태림조경
Completion: 2013. 5.

2013년 5월 서울교육대학교 메모리얼가든 '식영원息影園(그림자가 쉬어가는 정원)'이 오픈하였습니다. '식영원'은 서울교육대학교 내 다솜채(구내 카페) 뒷편에 위치한 강의동 중정으로 교육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초등학교 선생님을 양성해 온 서울교육대학교의 깊은 역사와 의미를 되새기기 위한 기념 정원이며, '서울교육대학교 캠퍼스 외부공간 개선 연구용역'을 통해 제안한 공간 중 하나입니다. 프로젝트를 처음 의뢰 받으신 한경대학교 안승홍교수님과 연구용역단계에서부터 기본계획, 실시설계, 디자인 감리를 공동으로 수행하였고, 조달청 입찰을 통해 (주)태림조경에서 시공을 담당하였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제가 (주)지드앤파트너스에서 소장으로 재직 시, 계획-설계-디자인감리의 전 과정을 처음으로 총괄하였던 처녀작격인 프로젝트입니다. 여러 설계 회사를 거치면서 생각해왔던 다양한 디테일을 적용해 보고자 하였고, 그 중 성공한 부분도 있는 반면 실패한 부분들 역시 적지 않은, 또한 계획과 시공의 간극을 체험하며 나름의 해법을 찾아 보고자 했던, 많은 애환이 담긴 프로젝트입니다.  
프로젝트의 시작에서부터 개념설정, 디자인, 공간계획, 디테일 등 계획 및 디자인 감리를 통해 고민했었던 많은 이야기들을 함께 나누었으면 합니다.


Part 1에서는 계획의 발전 과정과 공간 디자인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text_김현민
201703

ⓒStudio101

‌#001 시작 
대상지는 제1,2 미술관, 평생교육 1,2관 등으로 둘러싸여진 좁고 긴 녹지입니다. 오픈스페이스로서의 커다란 잠재력이 있음에도 오랫동안 관리되지 않고 방치되어 에어콘 실외기. 폐미술품과 자재들이 여기저기 쌓여 있었고, 무질서하게 가득찬 큰 나무들로 인해 내부는 햇빛이 잘 들지 않을 정도로 어두운 공간이었습니다. 프로젝트는 '다솜채'라는 구내 카페 뒤의 작은 녹지 조각(제2미술관 녹지/아래 사진)에서부터 출발하였습니다. 제2 미술관의 내부 공간을 리노베이션하여 이 카페를 개장한 것은 이미 여러 해 전이었는데, 막상 카페를 만들어 녹지쪽으로 창문을 내고 나니 카페에서 내다 보이는 이 녹지의 모습이 좋을 리가 없었던 거죠. 학교 측은 녹지 공간을 정리하여 카페와 연계해서 쓰면 사람들이 큰 나무 밑에서 커피도 마실 수 있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한경대학교 안승홍 교수님께 카페 후정 디자인을 의뢰하시면서 이 프로젝트는 시작되었습니다.

‌ⓒStudio101

ⓒStudio101

ⓒStudio101

‌#003 개념
대상지에서 단연 눈에 띄는 것은 좁은 녹지 안쪽을 넘치도록 채우고 있는 초대형 교목들입니다. 사실 이 보석같은 나무들은 녹지 외곽부를 따라 무질서하게 심어진 가이즈까향나무나 대형 관목들 때문에 녹지 밖에서는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관심을 가지고 작은 나무들을 헤치고 녹지 안으로 들어가야 비로소 이 나무들을 만날 수 있는 상황이라 교대에 계신 분들조차 이렇게 좋은 나무와 공간이 이곳에 있었는지 잘 모를정도였습니다. 우리는 아무런 관심을 받지 못하고 녹지 속에 숨겨져 묵묵히 이곳을 지켜온 이 커다란 나무들이 오히려 학교의 오랜 역사를 기억하며 스승의 의미를 담고 있는 소중한 기념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녹지를 잘 정비하여 많은 사람들이 그 넓고 시원한 그늘 속에서 편안하게 휴식하며 함께하는 것만으로 스승의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는 기념 공간이 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이 나무들을 기념하는 정원을 계획하고자 하였습니다.

‌‌‌ⓒStudio101

‌#004 서울교육대학교 메모리얼가든 '식영원'
여러가지 대안 작업을 통해 나무를 기념하는 방식(기념성)과 공간적 효율성(일상성), 그리고 공사비(시공성)를 함께 고려하며 계획안을 발전시켰습니다. 확장된 면적에 비해 더욱 빠듯해진 예산은 디자인을 결정짓는 가장 우선된 기준이 되었고, 어느 곳에 디자인을 집중시킬 것인지에 대한 많은 고민을 해야 했습니다. 대상지는 2개의 남-북 진입로에 의해 나뉘어진 3개의 녹지로 구성이 되어 있으며 각각의 녹지는 입지에 따라 성격이나 위계를 달리하지만, 실제 쓰임에 있어서는 크게 카페 후정 공간과 강의동 중정 공간이라는 2개의 구역으로 나뉘도록 계획하였습니다.‌

‌‌‌‌ⓒStudio101

‌카페 후정공간(제2미술관 녹지/가장 오른쪽 공간)은 카페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카페 외부공간의 기능을 가져야 하고, 녹지를 감싸고 있는 'ㄷ'자 형태의 건물 내부에 카페, 복도, 강의실이 바로 연접하여 있기 때문에 3면에서의 조망이 고려되어야 하는 공간입니다. 특히 이용자 유입이 가장 많은 카페에서는 전면창을 통해 대상지의 전체 조망이 가능하기 때문에 입구로서의 경관적 대표성 및 상징성과 통경축이 갖는 방향성을 고려하여 계획을 하였습니다. 강의동 중정 공간(확장구간)의 경우 3개의 강의동으로 둘러싸인 사이 공간이기 때문에, 강의동에서 수업을 듣는 학생들을 위한 정적 휴게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공간적인 안정감과 포근함을 통해 정적인 분위기를 형성하고자 하였습니다. 또한 가운데 녹지의 경우, 카페 이용자의 유입이 예상될 뿐만아니라 향후 평생교육2관 1층에 유아원이 설치될 경우(추가사항) 그와 연계된 외부공간으로 활용될 여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공간의 효율성과 가변성을 고려하여 계획하였습니다. 그리고 기념공간으로서의 전략 역시 각 구역의 성격에 맞도록 그 방식을 달리하여 계획하였습니다.

‌‌‌‌‌ⓒStudio101

‌(좌)카페 후정 공간과 (우)강의동 중정 포장광장에 투영된 그림자
‌‌‌‌‌‌ⓒStudio101

‌(좌)‌계단실 4층에서 본 강의동 중정과 (우)‌‌‌‌‌‌강의동 중정 서측 마당
ⓒStudio101

‌‌‌‌‌‌ⓒStudio101

‌‌‌‌‌‌‌ⓒStudio101

‌‌‌‌‌‌‌ⓒStudio101

‌‌(좌)(우)‌‌‌‌‌‌아랫마당이 단풍나무를 위한 기단부로 인식되로록 하고자, 두꺼운 장대석을 엣지로 사용하고, 인지성을 높이기 위해 진입로로부터 2m를 후퇴하여 배치하였다.
ⓒStudio101

‌‌(좌)‌(우)‌‌‌‌‌‌폰드에 비친 단풍나무 물그림자의 모습. 정원이 동-서 방향으로 있기 때문에 햇빛이 직접 들어오지 않는 오전과 늦은 오후에 감상하기 좋다.
ⓒStudio101

‌‌‌(좌)낮은 폰드는 키 높은 나무의 수직성을 보다 강조하여 주고, 방향에 따라 다른 나무를 받쳐주는 단상과 같은 모습은 취한다.
(우)‌‌‌‌‌‌‌건물 복도에서 바라본 모습. 폰드는 야외카페의 경관성과 쾌적성을 높이는 요소이기도 하다. 물론 아이들에게는 물을 접촉할 
‌수 있는 놀이공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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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를 기념하기 위한 보조 장치로서의 역할을 위해 모든 장식적 요소를 없애고 심플하게 디자인하였다. 또한 하부 수조를 없앤 것은 바닥의 쇄석 포장을 그대로 폰드까지 연장하여 바닥면의 시각적 변화 역시 최소화시키려는 의도를 담고 있으며, 수조로의 접촉성이 높아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Studio101

ⓒStudio101

‌‌‌- 식영원의 경관은 전체적으로 거칠고 자연스러운 느낌을 주도록 계획하였다. 때문에 구조물들이 갖는 단순하고 정형적인 모습은 오히려 그 안에 담긴 의미들을 더 쉽고 명쾌하게 전달하게 된다. ‌거울연못 역시 별다른 장식요소 없이 자연스러운 경관 속에서 은은하지만 충분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힘을 갖는다.
ⓒStudio101‌

까페 후정 공간은 야외 카페로서의 일상적 활용을 고려한 여러가지 시설을 담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정원을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다솜채와 직접 연결된 데크를 조성하였고, 아래에는 작은 마당을 두어 변용가능한 공간이 되도록 계획하였습니다. 이 공간은 테이블을 두면 그늘 밑 야외 카페로서 확장되거나, 데크에서 작은 공연을 할 때는 뒷면의 포장광장과 연계된 객석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단풍나무 아래에는 너럭바위를 두어 그늘과 함께 잠시 앉아 정원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하고 외부에서는 자연스러운 경관요소가 되도록 하였습니다. 또한 정원 내부의 포근한 위요감과 기존 건물 외벽의 이질감을 완화시키기 위해 정원을 반 정도 감싸는 형태의 식재대를 북측에 두고 마운딩을 조성하여, 기존의 대형 관목들을 건물 내부로부터의 조망을 함께 고려하여 주요 지점에 이식하였습니다. 남측에는 입구가벽을 데크에서 앉음벽으로 활용할 수 있는 높이로 설치하고, 그 뒷면에는 대나무를 성글게 식재하여 내부에서의 조망이 가능하면서 건물 외벽의 이질감을 완화할 수 있도록 계획하였습니다. ‌

‌‌‌-카페와 연계된 데크. 대형 존치 수목이 제공해 주는 시원한 그늘이 있는 야외 카페테리아 공간이며, 데크는 전체 정원을 감상할 수 있는 조망점이자 이벤트 시 공연의 무대로 활용 가능하다.
ⓒStudio101

‌‌‌-‌데크 아래의 작은 쇄석 마당은 행사 시 VIP 객석 공간으로 활용이 될 수 있다. 포근하게 감싸지는 공간감과 건물의 이질감을 완화하기 위해 북측(사진의 좌측)에 녹지를 두고 마운딩을 하였다. 건물과의 거리가 가깝고 녹지의 폭이 좁아 기존에 대상지 내부에 있었던 대형 관목들을 벽과 기둥 중심으로 이식하였고, 창문아래에는 복도로부터의 전망을 막지 않도록 말발도리, 꽃댕강나무 등을 신규 식재하였다. 사진 우측의 녹지 역시 앉음벽이 살짝 가리도록 꽃댕강과 산수국 등을 계획하였으나 아직은 크기가 너무 작아 공간감을 형성하기에는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Studio101

‌‌‌-‌너럭바위는 경관요소이자 잠시 걸쳐 앉아 정원을 감상할 수 있는 편의 시설이다. 사실 이 너럭바위는 경관적으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데, 시각적으로 녹지 마운딩의 자연스러운 경관을 정형적인 디딤돌 포장 넘어 단풍나무까지 연결하여주는 역할을 한다. 만약 바위가 없다면 녹지와 너무 멀리 떨어져 넓은 쇄석포장 중앙에 단풍나무가 혼자 서 있는 모습이 되기 때문에 전체적인 연결감을 잃고 단풍나무가 생뚱맞게 보일 수 있으며, 기존의 단풍나무의 수관폭이 대단히 넓기 때문에 하부에 너럭바위를 놓음으로써 정면에서 보았을 때 하부의 무게감을 주어 입면적 균형감을 형성하여 준다. 또한 뒤로 보이는 거울연못의 아래 부분을 가려줌으로써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대지의 선형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여 준다. 단풍나무와 적당한 간격을 두어 사이 공간에 돌단풍, 옥잠화 등을 식재하였는데, 이 때 바위의 볼륨감이 배경이 되어 평지에 독립적으로 식재를 하였을 때의 어색해 질 수 있는 식재의 볼륨감을 자연스럽게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한다.
ⓒStudio101

‌ⓒStudio101

‌담장의 높이는 900mm입니다. 까치발을 살짝 들면 걸터 앉을 수 있고, 의자에 앉았을 때 테이블 위를 살짝 감싸주는, 어느 곳에서 보면 관목 사이로 살짝 숨어버리는 친근한 담장입니다. 담장은 포근한 높이에서 공간적 깊이감을 더하여 주는 수평적이면서, 수직적인 때로는 그 끝을 알 수 없는 무한대의 기념비가 됩니다.

‌-‌‌낮은 돌담은 안공간과 바깥공간을 구분하여 주는 담장으로서의 역할을 한다. 이용자들로 하여금 무언가 의미가 다른 공간으로 들어간다는 무의식적인 경계로서 작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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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영

- 휴게공간은 보다 포근한 공간감을 형성하기 위해 단계적인 다층의 입면구조를 갖도록 계획되었다. 쇄석 앞에는 지피띠를 두르거나 낮은 높이의 초화류를 심어 돌담이 주는 딱딱한 구조적 성질을 완화시키고자 하였고, 마찬가지로 관목류(철쭉, 말발도리) 또는 키높은 초화류(붓들레아)를 돌담 뒤의 담장선 위로 낮게 올라오도록 식재하였다. 쇄석은전체적으로 정원 내부의 포장재로 활용되어소박하면서도 자연스럽고 단정한 통일된 바탕 이미지를 형성하고, 밟을 때마다 연출되는 자박자박하는 소리가 정원의 재미요소가 되도록 하였다.
ⓒStudio101

ⓒStudio101

ⓒStudio101

‌- 가지를 길게 늘어뜨린 기존 수수꽃다리 나무를 존치시키고, 대상지 내부에 있었던 수수꽃다리들을 추가 이식하여 터널길을 조성하였다. 매년 봄이 되면 수수꽃다리 꽃이 만개하여 많은 사람들이 하얀 터널길을 산책할 수 있도록 하였다.
ⓒStudio101

‌‌- ‌외부로 돌출된 계단실 주변에 키 큰 교목들(수수꽃다리와 단풍나무)을 이식하여 서측 진입로부터 보이는 계단실의 구조적인 경관을 가려주고, 좌측으로는 수수꽃다리 터널을 형성하였다. 또한 계단실을 따라 올라가면서 이 나무들의 높이에 따른 변화를 가까이서 관찰하고 나무의 정수리까지도 만질 수 있는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계단에서의 조망 역시 계단 높이 따라 나무들에 의해 닫혔다 열렸다하는 또 다른 변화감을 만드는 재미있는 구조가 되었다.
ⓒStudio101

‌‌- ‌‌강의동 서측 마당은 정원에서 가장 큰 나무 세그루가 공간을 빼곡히 덮고 있어서 항상 그림자가 가득한 공간이며, 또 정원의 끝자락에 위치한 탓에 가장 조용한 공간이다. 때문에 혼자 조용히 앉아서 그늘과 바람을 즐기기에 가장 좋은 장소이다. 기본계획에서는 돌담과 마운딩이 연장되도록 계획되었지만, 실시설계 과정에서 공사비의 한계때문에 쇄석포장과 앉음벽만 놓는 것으로 변경하였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공간이 생각보다 좁고 어두워서 돌담은 없애길 잘했다는 생각이 둔다. 반대로 포장광장쪽으로는 너무 오픈된 느낌이 들어 마운딩 계획의 아쉬움이 남는다.
ⓒStudio101